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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에세이

[어버이날 및 가정의 달 단상] 산울림 - 노모(老母), 청춘(靑春) / 정수라 - 아버지의 의자 / 주경숙 - 아버지의 꽃

 

흔히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하는데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이 줄줄이 포진되어 있으니 그렇게 불릴만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은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기념일일 겁니다. 조금 더 그 범위를 좁혀서 앞으로 살아갈 날이 창창한 어린이 보다는 상조가입을 고민할 정도로 살아갈 날이 그리 오래 남지 않은 아버지, 어머니에 관한 담론을 펼쳐 볼까 합니다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어릴 때 이 질문이 던져지면 괜히 눈치를 보며 저는 매우 현실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습니다. 즉, 아버지 앞에서는 "아빠!"라고 했고 엄마 앞에서는 "엄마!"라고 했습니다. 두분 앞에서는 당연히 중립기어를 박으며 묵비권을 행사했죠.

 

그렇게 오손도손, 옹기종기 작은 행복을 누리며 살았습니다만, 그로부터 수십년이 지난 지금 문득, 엄마는 주름깊은 할머니가 되어 있었고 근엄했지만 듬직했던 아빠는 이미 세상을 떠나셨더라구요

 

5월의 따스한 봄 햇살을 맞으며 엷은 졸음속을 거니는 어머니를 보는 순간 가슴이 아프고 코가 찡해지는 것은 어머니의 내리사랑에 비할 수 없는 나의 작고 초라한 사랑의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제1회(2011년) 온빛 사진상 / 한설희 - 노모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어버이의 하늘과 같은 사랑을 되새기면서 할머니가 되신 어머니의 모습을 그린 노래 '산울림의 노모/청춘'과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는 노래 '정수라의 '아버지의 의자', 주경숙의 '아버지의 꽃'을 함께 듣기 원합니다

 

그리고 이미 돌아가신 분이 계시다면 아래의 노래를 들으면서 그분을 기억하며 실컷 울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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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림 - 노모(老母), 청춘(靑春)

 

< 노모 > 노래/가사/악보

 

창백한 얼굴에 간지러운 햇살 
주름 깊은 눈 속에 깊디깊은 적막 
말없이 꼭 감은 님의 푸른 입술을 
나의 뜨거운 눈물로 적셔드리오리다
떨리는 손끝이 흩어진 시간을 
잡으려 애써도 재 되어 바람에 
말없이 꼭 감은 님의 푸른 입술을 
나의 뜨거운 눈물로 적셔드리오리다

 


< 청춘 > 노래/가사/악보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달 밝은 밤이면 창가에 흐르는

내 젊은 영가가 구슬퍼
가고 없는 날들을 잡으려 잡으려

빈 손짓에 슬퍼지면
차라리 보내야지 돌아서야지

그렇게 세월은 가는 거야
날 두고 간 님은 용서하겠지만

날 버리고 가는 세월이야
정 둘 곳 없어라 허전한 마음은

정답던 옛 동산 찾는가

 


정수라 - 아버지의 의자

 

< 아버지의 의자 > 노래/가사/악보

 

 

그 옛날 아버지가 앉아있던 의자에
이렇게 석고처럼 앉아 있으니
즐거웠던 지난날에 모든추억이
내 가슴 깊이 밀려들어요
언제였나요 내가 아주어렸을적에
아버지는 여기 앉아서 사랑스런 손길로
나를 어루만지며 정답게 말하셨죠
그리울 때 이 의자에 앉아 있으면
그때 말씀이 들릴 듯 해요
이렇게 앉아 있는 나를 바라보시며
어머니 눈시울은 젖어 있어요
아버지는 의자하나 남겨놓은채
지금 그 어디로 떠나셨나요
여기 앉아서 나는 꿈을 키워 왔어요
아버지의 체온속에서 따스했던 말씀과
인자하신 미소를 언제나 생각했죠
그리울 때 이 의자에 앉아 있으면
그때 그 모습이 보일듯해요

 


주경숙 - 아버지의 꽃

 

< 아버지의 꽃 > 노래/가사

 

 

님께서 아끼시어 
저마저 아끼게 된
창가에 카네이션
그 흰 꽃을 바라보면
아아, 정녕 
제 여린 마음은
님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눈물속에 별이 와 잠기면 
그 꽃은 향기를 더해
제 넋을 앗아갑니다
님에게로 앗아갑니다
펴놓은 책으론 
님의 말씀이 어려
하늘을 바라보면 
제 얼굴이 웁니다
눈물이 바람에 흔들려 
꽃잎이 하얗게 춤추면
제 넋은 날아갑니다
너훌너훌 날아갑니다
아홉 하늘 저 너머에 
님께선 계시온지
아득히 우러르면 
별이 하나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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